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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VOL.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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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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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아트
아름다운 자동차의 순간을 그린 예술가들(1)

도시 풍경과 자동차 그림을 그린 밥 딜런

멋진 자동차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이 된다. 그리고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다. 그림을 그리는 뮤지션은 많지만 이들 대부분은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작곡가와 작가, 가수로 유명한 밥 딜런(Bob Dylan)이 뛰어난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과연 그의 재능은 어디까지일까. 밥 딜런은 “그림을 그리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작품을 공개한 것은 1968년 발매한 ‘뮤직 프롬 빅 핑크’(Music From Big Pink) 앨범을 위한 것이었다.

최근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인 전시회를 통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다. 2013년에 만든 조각품인 ‘무드 스윙’(Mood Swings)이 대표적이다. 그는 75세가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메릴랜드에서 있는 ‘MGM 내셔널 하버 리조트’(MGM National Harbor)에 설치할 8m 높이의 아치형 입구를 독특한 스타일로 만들기 위해 용접을 직접 배우기도 했다.

딜런의 최신 컬렉션은 미국을 여행하면서 영감을 얻은 ‘밟고 온 길’(The Beaten Path)이다. 길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를 담아내기 위해 그만의 전통적인 스타일로 독특한 아크릴화 또는 즉흥적으로 스케치화를 그렸다. 다리, 뒷골목 상점 등 직접 본 것을 호크니(Hockney) 풍으로 표현했다.
“나는 호크니 작품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마음에 새긴다. 공통적인 주제는 땅을 가로 지르는 모습이다. 나는 중심가에서 벗어나 뒷골목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이 좋다.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속의 건물은 콘크리트가 아닌 벽돌이 대부분이고 창문이 없다. 나는 도시의 차갑고 커다란 건축물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밥 딜런의 생생한 가사와 마찬가지로 변덕스러운 그의 그림에서 자동차는 정기적으로 등장한다. 사막의 석양이나 습한 밤의 작은 식당을 배경으로 서있는 세단 또는 녹슨 픽업트럭은 신비로운 느낌을 더한다. “초점은 쉐보레 트럭이 아니다. 항상 자연경관이 포인트다. 이것은 복잡한 작곡이 아니다.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행위다. 아름다움, 선, 모습, 모양 그리고 질감의 본질을 볼 수 있게 조화롭게 만드는 작업이다.”

물감으로 자동차를 포착하는 특별한 능력, 마틴 톰린슨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SNS가 넘쳐나는 시대에 물감과 붓을 든 화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마틴 톰린슨(Martin Tomlinson)의 모터스포츠 작품을 연구하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포토샵 같은 꼼수를 찾을 수 없다. 그저 재능과 기술로 모든 것을 표현했을 뿐이다. 그는 할로 예술 전문학교(Harlow Art College)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레이싱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드라이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사정이 좋지 않았다. 대출을 갚고 가족을 부양하느라 예술 활동을 접고 그래픽 디자인 사업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계속 그림을 그리며 레이싱의 생생함을 전달했다.

그림과 레이싱에 관한 열정이 하나 되는 순간은 천천히 다가왔지만 확실했다. 모터스포츠의 전설로 불리는 캐롤 셸비(Caroll Shelby)와 존 서티스(John Surtees)가 그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스털링 모스 경과 필 힐(Phil Hill), 유하 칸쿠넨(Juha Kankkunen), 로이 살바도리(Roy Salvadori)는 자신을 그린 작품에 직접 서명하기도 했다.

올해로 67세가 된 마틴 톰린슨은 지난 3년 동안 모터스포츠를 작품으로 표현하는데 열중했다. 그 기간 동안 100개 넘는 작품을 그렸다. 그의 고객은 스털링 모스 경을 비롯해, 전 F1 드라이버인 마크 브런들(Mark Blundell), 자크 브라운(Zak Brown) 맥라렌 테크놀로지 그룹 전무 등이 있다. 그는 구상한 것을 연필 스케치로 표현한 다음 모든 작업을 살핀다. 그런 다음 “이제 색칠할 준비가 됐다. 나는 아라비안 고무를 섞은 불투명한 수채 물감인 구아슈를 사용해 직접 칠한다. 이는 아주 빠르게 마르지만 붓을 빠르게 움직여 속도감을 더해야 하는 내 작품에 어울리는 재료다”고 설명했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2주 정도다. 구성에 따라 다르지만 그의 스케치 작품은 250파운드(약 37만 원), 색칠까지 하면 1000파운드(약 149만 원)를 받는다.

비행기와 자동차에 대한 열정, 블라드미르 우르바네크

체코 예술가 블라드미르 우르바네크(Vladimir Urbanek)는 어렸을 때부터 비행기와 자동차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비행기 예술가로 유명하지만 최근에 날개와 바퀴를 결합한 시리즈를 통해 다시 자동차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름 또는 브랜드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P-51 머스탱 올드 크로우와 포드 머스탱, 사브 93과 J-35 제트기를 함께 그린 작품이 있다. 마이바흐 스폰 스트롬리니에와 힌덴부르크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작품도 유명하다.

블라드미르 우르바네크가 있는 프라하에는 참고자료가 널린 커다란 도서관이 있고 그의 집 근처에는 국립기술박물관도 있다. 그는 “실제 기계를 볼 수 있는 대단한 장소다”며 행복하게 말했다. 이곳에 가면 ‘영국 항공전’(Battle of Britain)에 참전한 체코 조종사를 기리기 위한 스핏파이어부터 루돌프 카라치올라(Rudolf Caracciola)가 레이스에서 몰았던 메르세데스-벤츠 W154/163까지 다양한 기계를 볼 수 있다. 그랑프리 역사에서 한 페이지를 장식한 메르세데스-벤츠 레이스카는 복원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으며 블라드미르 우르바네크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실버 애로우를 기념하기 위해 여러 차례 작품을 그렸다. “나는 영웅 같은 드라이버와 뛰어난 배경을 어우러지게 표현할 수 있는 이 특별한 힐클라임 레이스카를 좋아한다. 꿈의 조합이다.”

그는 작품을 그릴 때 유화물감을 써 화려하게 표현하거나 연필만 사용해 단색으로 섬세하게 마무리 짓는다. 그는 “모든 작품은 스케치부터 시작한다. 연필로 그리면 특별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특히 빛과 그림자가 대비를 이루게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블라드미르 우르바네크는 작품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글라이딩을 즐긴다. 그는 지금 체코 자동차회사였던 타트라의 T87을 소유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는 한스 레드빈카(Hans Ledwinka) 디자인을 존경한다. 그리고 타트라는 폴 야라이(Paul Jaray)의 항공기술을 차에 접목한 유일한 회사였다. 체코에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한 능력 있는 전문가가 많았다. 내 작품으로 훌륭한 전통을 기념할 수 있어 기쁘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디지털 기술과 만난 일러스트레이터 거장, 가이 앨런

영국 출신 자동차 전문 가이 앨런(Guy Allen)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잠깐만 봐도 그가 엄청난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르망 24시 그룹 C의 강력한 레이싱카를 모은 작품이나 어두운 파리 거리를 배회하는 섹시한 시트로엥 DS를 그린 작품에는 주제에 진지한 열정을 갖고 극적으로 분위기를 표현한 것이 나타나 있다. 그는 잉크와 디지털 툴을 섞어 사용하며 손으로 직접 스케치한다. 가이 앨런의 그래픽 스타일은 행사 주최측이나 잡지사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토요타, 포드, 로터스, 포르쉐 등 자동차회사가 특별 전시나 홍보 그림을 그에게 의뢰하고 있다.

가이 앨런의 최고의 작품은 ‘르망 클래식’(Le Mans Classic)으로 수많은 습작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야간 레이싱을 보는 것은 황홀하다. 특히, 빛 아래 레이싱카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습을 계속 보면 최면에 걸릴 것 같다”고 말한다. 현재 가이 앨런은 자동차 관련 주제만 집중적으로 그리지만 이 모든 것은 그림을 그리는 전통적인 기술에서 시작됐다. 그는 청소년기에 그래픽 소설을 줄기차게 읽었다. 이때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대담한 스타일과 독특한 유머 감각을 만들었다. 그는 “1980년대 아트 슈피겔만(Art Spiegelman)의 「마우스」시리즈에 사로 잡혔다”며 “한편으론 기이하고 음울한 주제도 좋아하기 때문에 마르잔 사트라피(Marjane Satrapi)의 「페르세폴리스」도 즐겨 본다”고 자신의 취향을 고백했다.

최영재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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