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미국 LA에서 열리는 LA오토쇼는 여느 모터쇼와 다르게 활기를 띠고 있다. 이번 모터쇼는 특히 2019년 새롭게 출시될 차량과 콘셉트카를 미리 만날 수 있는 2018년 마지막 모터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11월 30일부터 2주 동안 펼쳐지는 이번 오토쇼에는 2019년 초부터 바로 시장에 나올 완전 공개된 신차부터 위장막으로 꽁꽁 싸매고 아껴두던 모델까지 모두 나온다. 올해는 주요 자동차브랜드의 신차 60여 대가 오토쇼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2019년 신차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LA오토쇼의 주인공들을 만나보자.
북미에서 개최되는 오토쇼인만큼 최근 트렌드를 이끌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대형 SUV 모델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현대차도 이 흐름에 가세, LA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8인승 대형 플래그십 SUV인 팰리세이드를 선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변지역에 위치한 고급 주택지구 퍼시픽 팰리세이즈(Pacific Palisades)에서 영감을 받아 이름을 따온 팰리세이드는 운전석부터 3열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공간성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주행 편의사양까지 담아 사용자의 ‘거주성’과 ‘직관적인 사용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모델이다.
세계 최초로 천장을 통해 실내 공기를 확산시켜 1열부터 3열까지 고르게 공기를 순환시키는 ‘확산형 천장 송풍구’(루프 에어벤트)를 적용했고, 운전석에서 2·3열까지 독립적으로 에어컨을 조절할 수 있는 ‘3존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 기능을 넣었다.
팰리세이드는 2.2 디젤엔진과 3.8 가솔린엔진 두 가지 모델로 구성했고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플래그십 SUV에 걸맞게 주행성능 면에서도 전자식 네바퀴굴림 시스템 ‘에이치트랙’(HTRAC)을 적용해 운전의 즐거움과 주행 안전성을 제공한다. 팰리세이드는 12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고 북미 시장에는 내년 여름 출시될 예정이다.
2018 LA 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베일을 벗은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는 다음 세대 ‘쏘울’을 공개했다.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쏘울은 2013년 2세대를 거친 후 이번에 3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다시 태어났다. 독특한 박스카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미국시장에서 매년 약 10만 대 이상 팔릴 정도로 꽤 괜찮은 판매 실적을 기록해왔다.
신형 모델의 가장 큰 변화는 기존 모델 이미지를 탈피하고 한층 강인하고 하이테크한 디자인을 입었다는 것이다. 전면부에는 단단한 느낌을 주는 크롬 재질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고 가늘고 예리한 헤드램프를 통해 세련된 첨단 이미지를 살렸다. 여기에 랩 어라운드(Wrap-around) 형태의 입체적인 테일램프를 더해 현대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파워트레인은 북미에서 1.6 터보 엔진(최대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과 2.0 가솔린엔진(최대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19.6kg·m) 두 가지로 구성되며 1.6 터보 엔진에는 7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해 가속성 향상과 부드러운 주행 감성을 구현했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들도 대거 탑재했다. 10.25인치 대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물론 기아차 최초로 블루투스 기기 두 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블루투스 멀티커넥션’ 기능이 적용됐다. 이밖에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등 커넥티비티 기능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신형 쏘울 EV도 첫 선을 보였으며,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니로 EV도 북미 시장에 최초로 공개됐다.
기아가 최초 공개한 3세대 쏘울 GT-라인
BMW는 SUV의 맏형 X7을 LA오토쇼 무대에 올렸다. BMW X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메르세데스-벤츠 GLS와 함께 대형 SUV시장에서 치열한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X7은 차체를 대폭 키워 3열 좌석까지 여유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실내는 BMW의 차세대 디자인을 적용했다. 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같은 크기의 디지털 인스투르먼트 클러스터가 대시보드를 공유한 것이 돋보인다. 최상위 M50d의 경우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7.5㎏·m의 성능을 자랑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x드라이브 AWD 시스템을 기본 장착했다. X7은 럭셔리 드라이빙 시장을 타깃으로 중동과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4방향 개별 에어컨이나 전동시트 등을 기본으로 포함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BMW X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 X7
아우디는 LA오토쇼에서 e-트론 GT를 통해 미래형 전기차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모델은 아우디의 전기차 가운데 가장 역동적인 성능과 외형을 갖춘 차다. 유선형 디자인을 강조한 4도어 쿠페로 RS와 R8 등을 개발하는 아우디폭스바겐 고성능 팀이 제작했다. e-트론 GT는 최고시속 200km에 이르는 형제 모델 e-트론 SUV와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겠지만, 0→시속 100km 가속시간을 5.5초로 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이 모델의 강점은 고속 충전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350㎾급 고속충전기를 사용해 12분 만에 배터리의 80%를 채울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150㎾급 급속충전기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2020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e-트론 GT는 테슬라 모델 S P100D, 포르쉐 테이칸과 함께 전기 스포츠세단 세그먼트에서 경합을 치른다.
아우디 전기차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e-트론 GT
포르쉐 신형 911이 이번 LA오토쇼를 통해 정식 데뷔했다. 6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8세대 신형 911은 포르쉐 디자인 DNA를 완벽하게 반영해 더욱 강인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신형 911 카레라 S와 카레라 4S는 6기통 수평대향 터보차저 엔진을 달아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54.0kg·m을 발휘한다. 여기에 새롭게 개발된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PDK)를 장착해 최고시속은 911 카레라 S가 308km, 카레라 4S는 306km이다. 또한 전자제어식 웨이스트게이트 밸브를 탑재한 대칭형 레이아웃의 터보차저, 새롭게 재설계된 인터 쿨러 냉각 시스템, 최초로 장착된 피에조 인젝터를 결합해 엔진의 응답성과 동력, 토크, 내구성, 회전 속도 등 모든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신형 911은 디지털화 측면에서도 한 걸음 더 진화했다. 실내는 10.9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장착하고 기본 사양의 PCM에는 스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내비게이션과 포르쉐 커넥트 플러스 등 다양한 디지털 기능을 제공한다. 포르쉐 신형 911은 내년 초 유럽 시장을 시작으로 판매를 개시한다. 2020년에는 24종의 모델 라인업을 갖추며 재규어의 F-타입처럼 가솔린-전기 모터가 통합된 엔진을 얹은 모델도 포함할 계획이다.
6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프로쉐 신형 911
메르세데스-AMG가 LA오토쇼에서 고성능 AMG 모델 2종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메르세데스-AMG GT R PRO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커스터머 레이싱카인 AMG GT3와 AMG GT4 모델에 착안하여 다양한 세부 사항을 변경한 한정판 모델로, 레이스 트랙 주행에 더욱 최적화됐다. 특히 이 모델은 오토쇼에 앞서 뉘르부르크링의 노르트슐라이페에서 위장막을 쓰고 테스중인 모습이 공개돼 관심을 끌었다.
메르세데스-AMG는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트랙 성능을 전달하기 위해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개선하고 출력을 업그레이드는 등 세밀한 튜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4.0L 트윈터보 V8 엔진을 사용하며 577마력보다 높은 600마력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께 공개되는 메르세데스-AMG GT 시리즈는 내·외관 업그레이드를 통해 AMG GT 4-도어 쿠페(AMG GT 4-Door Coupé)와의 연관성을 더욱 강조했다.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고성능 AMG 모델, 메르세데스-AMG GT R PRO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 기반의 3인승 상용 EV인 ‘I.D. 버즈 카고 콘셉트’를 선보였다. 가장 최신의 폭스바겐 I.D. 패밀리로 111㎾h 용량의 배터리팩을 탑재해 완충 시 최장 548㎞까지 주행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지붕에는 별도 태양광 패널을 장착해 최장 14㎞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한다. 이 밴의 최대적재량은 800kg에 달하며 출력은 네바퀴를 굴려주는 모터에서부터 198마력을 뿜어낸다. 최고 시속은 159㎞다.
폭스바겐 전기차 I.D. 패밀리의 막내, I.D. 버즈 카고
링컨은 7인승 중형 프리미엄 SUV, 올 뉴 에비에이터를 공개했다. 올 뉴 링컨 에비에이터는 항공기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전면 그릴에서 차체와 후면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에어로 포일(Aerofoil)과 유사하고, 링컨 시그니처 그릴은 고광택 블랙과 크롬 악센트로 포인트를 살렸다. 게다가 전면 유리는 항공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강조했다.
신형 에비에이터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두 가지 모델로 나온다. 가솔린 모델은 링컨 브랜드 최초로 V6 트윈터보 3.0L 엔진을 탑재했고 셀렉트시프트(SelectShift®) 10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5.3kg·m의 힘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에비에이터 그랜드 투어링은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83.0kg·m의 힘을 통해 동급 대형 럭셔리 하이브리드 SUV보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조이 팔로티코(Joy Falotico) 링컨 브랜드 회장은 “에비에이터는 힘과 아름다움이 퍼포먼스 및 기술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델”이라고 전했다. 링컨 올 뉴 에비에이터는 2019년 하반기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링컨의 7인승 중형 프리미엄 SUV 올 뉴 에비에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