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월이면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 리조트에서는 세계 최고의 클래식카 쇼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Pebble Beach Concours d’Elegance)가 열린다. 올해 68회에 이르는 오래된 역사와 진귀한 클래식카의 향연으로 웬만한 모터쇼보다 더 유명하다. 특히 럭셔리 클래식카에 관심이 많은 세계적인 부호들이 찾는 행사로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워낙 이목이 집중되는 모터쇼이기 때문에 자동차업체들은 이 행사를 통해 고성능 스포츠카나 플래그십 모델 등 다양한 신차들을 선보인다. 올해도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는 롤스로이스, 페라리, 람보르기니, 부가티, 메르세데스-벤츠 등 브랜드만의 특별한 매력을 뽐내는 우아한 신차들이 선보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제네시스 브랜드가 참가해 시선을 끌었다.
페블비치에 등장한 롤스로이스 던 블랙 배지. 블랙 배지는 롤스로이스의 고성능 라인업이다
페라리의 가장 하드코어한 모델 ‘488 피스타 스파이더’가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브랜드 역사상 50번째 컨버터블 모델로 쿠페 모델의 디자인적 우수성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아 발전시킨 것이 특징이다. 페라리 디자이너들은 공기역학적 효율성, 형태의 순수성 그리고 레이싱 정신의 완벽한 조화를 유지하는 콘셉트로 모델을 설계했다.
페라리 488 피스타 스파이더는 3년 연속으로 올해의 엔진상 대상을 받은 페라리의 최신형 3.9L 8기통 터보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720마력/8,000rpm, 최대토크 78.5kg·m의 힘을 발휘한다. 특히 페라리 컨버터블 역사상 전례가 없던 마력 당 무게비 1.92kg을 달성했다. 0→ 시속 100km 가속 2.85초, 최고시속은 339km를 낸다.
또한 전 세계 유수의 서킷에서 488 챌린지(488 Challenge)와 488 GTE 모델을 통해 축적된 레이싱 경험을 집대성한 488 피스타의 기술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그 결과 트랙뿐만 아니라 일반도로에서도 주행 가능한 레이싱카 수준의 최상급 컨버터블 모델로 탄생했다. 페라리는 “488 피스타는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한 컨버터블로서 쿠페와 동일한 퍼포먼스를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라리 488 피스타 스파이더
람보르기니 ‘SVJ 63’ 스페셜 에디션도 주목받았다. 63대 한정판 모델로 1963년 람보르기니 창립 연도를 기념하는 모델로 독특한 디자인에 카본 화이버가 광범위하게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람보르기니는 전통적으로 가장 빠른 차량에 ‘슈퍼벨로체’(Superveloce)의 약자인 SV를 붙인다. 여기에 뛰어난 트랙 위 퍼포먼스 나타내는 ‘조타’(Jota)의 ‘J’를 덧붙였다. 지금껏 출시된 람보르기니의 슈퍼 스포츠카 중에서 가장 완벽한 모델이라는 의미다.
SVJ는 람보르기니의 가장 강력한 V12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770마력/8,500rpm, 최대토크 73.4kg·m/6,750rpm의 강력한 힘을 낸다. 0→ 시속 100km 가속은 2.8초에 불과하며 최고시속 350km 이상까지 올라간다. 시속 100km → 0까지 이르는 제동거리는 단 30m다. 아벤타도르 SVJ의 성능은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기록으로 증명했다. SVJ는 20.6km의 뉘르부르크링 코스에서 양산차 랩타임 신기록을 6분 44.97초로 갈아치웠다.
람보르기니 SVJ 63
제네시스 브랜드도 내로라하는 럭셔리카들이 즐비한 속에서 콘셉트카 ‘에센시아 콘셉트’와 중형 럭셔리 세단 ‘G70’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에센시아 콘셉트는 제네시스 차량에 적용될 미래 기술력의 비전을 미리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콘셉트카. 전기차 기반의 그란투리스모(Gran Turismo) 콘셉트카로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인 ‘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재해석한 세련된 디자인을 차체에 녹여냈다. 특히 차량의 동력 성능을 고려한 GT 타입의 역동적인 비율로 심미적인 측면과 공력 성능 개선이라는 까다로운 두 조건의 밸런스를 구현했다.
제네시스의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은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한 제네시스 디자인 DNA를 반영하면서 운전자 중심의 주행 성능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Manfred Fitzgerald) 제네시스 브랜드 글로벌 총괄은 “세계 명차들이 모이는 이곳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소개할 기회를 얻어 매우 영광이다. 앞으로 글로벌 럭셔리 마켓에서 고급 브랜드로서의 제네시스 이미지와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인지도를 높여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네시스 에센시아 콘셉트
맥라렌의 스페셜 부서 MSO(McLaren Special Operations)가 튜닝한 600LT 모델이 페블비치에 등장했다. 600LT는 전설의 맥라렌 F1 GTR 롱테일과 맥라렌 675LT에서 선보였던 맥라렌 롱테일 패밀리의 디자인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은 모델. 확장된 프론트 스플리터와 리어 디퓨저, 고정형 리어윙이 더해져 600LT는 570S 쿠페보다 약 74mm 더 길어져 롱테일의 실루엣을 자랑한다. MSO의 특별한 손길을 거쳐 완성된 600LT는 스텔스 그레이(Stealth Grey) 컬러를 외관에 적용하고, 맥라렌 세나에서 가져온 초경량 카본 파이버 레이싱 시트를 적용하는 등 트랙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춘 것이 특징이다.
파워트레인은 600LT의 V8 3.8L 트윈터보 엔진과 같다. 7,500rpm에서 최고출력 600마력, 5.500~6,500rpm에서 최대토크 63.2kg·m을 발휘한다. 600LT는 이전 롱테일 모델인 맥라렌 슈퍼 시리즈 675LT와 동일하게 0→시속 100km 가속은 단 2.9초에 불과하며, 0→시속 200km 가속은 8.2초, 최고시속 328km로 놀라운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맥라렌 600LT 스텔스그레이 by MSO
이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슈퍼스포츠카들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BMW는 3세대 Z4의 콘셉트카인 콘셉트 Z4를 공개했다. 신형 Z4는 새로운 섀시와 개선된 엔진을 적용하고 다시 소프트톱을 적용했다. 또한 토요타 수프라와 공동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BMW는 2019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신형 Z4를 공개할 예정이다.
인피니티는 1940년대 레이스카를 오마주한 클래식하면서도 감각적인 콘셉트카 ‘인피니티 프로토타입 9’를 공개했다. 인피니티의 클래식한 감성과 모터스포츠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려는 인피니티 디자인의 미래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모델이다. 피닌파리나의 전기 하이퍼카 PFO의 디자인 프로토타입도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의 슈퍼카 제조업체 쉘비 슈퍼카즈 노스 아메리카(SSC)는 최고시속 482km를 주장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노리는 ‘SSC 투아타라(tuatara)’를 공개했다. V8 5.9L 트윈터보 엔진을 7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최고출력 1,350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E85 연료를 사용하면 1,750마력까지 상승하는 괴물 같은 성능을 내뿜는다.
2018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는 8월 23일부터 26일까지 열린 몬터레이 카 위크(Monterey Car Week in California)에서 26일 대미를 장식하며 그 명성을 이어나갔다.
SSC 투아타라(tuat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