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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VOL.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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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그리고 자동차산업

미세먼지가 화두로 부상했다.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구호만 요란했던 정책이 사라지고 2017년에는 미세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 문재인정부는 2030년까지 경유차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만큼 경유차 운행 금지 방안도 구체화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흐름이기는 하지만 과연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2008년 MB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력체제에 적극 협력하는 한편 경제와 환경의 선순환 구조를 통한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녹색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했다. 많은 전문가들과 교수 및 학자들은 시대적인 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의 추진에 앞장섰고 그와 관련한 수많은 논문들도 쏟아냈다. 정치경제학적 고찰이라는 거창한 제목까지 동원하며 탄소저감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정작 그와 관련한 성과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오히려 2010년에는 1인당 이산화탄소 발생률이 미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3위에 올랐다. 더 나아가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7년 동안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속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이번에는 미세먼지다. 화창한 봄이 왔는데도 푸른 하늘을 보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한 연구 결과도 하나씩 나오고 있다.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국내에서 발생되는 양이 60~70%에 달한다는 데이터도 있다.

우선은 유해물질로 야기되는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환경은 크게 지구환경과 지역환경으로 구분한다. 지구환경은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으로 인해 온난화가 야기된다고 하는 차원의 이야기다. 지역환경은 미세먼지와 매연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말한다.

지구차원의 환경 폐해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는 건물에서 40% 가량이 배출된다. 또한 동식물의 배설물과 낙엽 등에서 40% 가량, 그리고 인간의 산업활동을 통해 20% 가량이 배출된다. 산업활동 속에는 비행기와 선박, 자동차 등도 포함된다. 운송수단 중에서는 비행기가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직접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동차다.

자동차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된 것은 2007년 전후다. 그때부터 자동차업계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당시 기준으로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보다 30% 가량 더 나온다는 점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디젤차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유럽은 신차의 55% 가량이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미세먼지 규제를 더 강하게 해 디젤차의 비율이 3% 정도에 그쳤던 미국시장에도 독일산 디젤차들의 진출이 본격화됐다. 도쿄 도내에 디젤차 진입을 금지했던 일본에도 2012년부터 독일산 디젤차들이 속속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시장은 디젤차의 판매 증가율이 하이브리드카를 앞서기 시작했고 일본시장에도 디젤차가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갖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의 디젤 스캔들이 터졌다. 질소산화물이 문제였으나 국내에서는 관점이 미세먼지로 옮겨갔다. 지구환경문제를 지역환경문제로 둔갑시킨 것이다. 어쨌든 미세먼지의 배출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2년 환경부 배출량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대기관리권역 PM10의 71.6%(2만7178톤), PM2.5의 32.3%(4400톤)가 비산먼지에서 왔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2014년 7월 발표한 ‘타이어 마모에 의한 비산먼지 배출량 및 위해성 조사’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타이어 먼지가 수도권 미세먼지(PM10, PM2.5)의 주범으로 나온다. 그 자료에는 자동차가 1㎞ 주행할 때 디젤승용차 배기가스에서 먼지 5㎎이 발생하는 반면, 타이어 마모 먼지는 100㎎으로 20배 더 많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도 많은 전문가(?)들을 비롯해 소비자들은 디젤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가솔린 직분사 엔진도 미세먼지 배출량에서 미립자필터를 장착한 디젤엔진보다 더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런 점 때문에 배터리 전기차로 가야한다는 당위성을 제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전기차는 운행 과정에서는 배기가스가 없지만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유해가스를 만들어 낸다.

전 세계 에너지 구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친환경’적이지 않다. 2014년 기준 전 세계 에너지 소비구조는 석유 33%, 가스 24%, 석탄 30% 등이다. 중국의 경우는 석탄이 72%에 달하고 석유 19%, 가스 6%에 달한다. 중국의 영향은 이런 구조에 있다. 전 세계 전력 생산 에너지의 비율로 보면 석탄이 40%, 천연가스 20%, 수력 16%, 원자력 15%, 석유 6%로 모두가 공해를 유발하는 에너지다.

특히 석탄 화력 발전량만을 보더라도 인류의 희망과는 아직 괴리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라별로 일본이 27%, 미국 49%, 중국 79%, 인도 69%, 독일이 45%의 전기를 석탄으로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40%의 전기를 석탄으로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석탄 수입 세계 4위에 올라있다. 그 다음으로 LNG 32.3%, 핵발전 23.7%, 신재생에너지 4.7% 등이다.

석탄 화력 발전은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의 59%를 차지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주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황(SO₂) 등의 물질이 공기 중 화학 반응을 통해 2차 생성 초미세먼지를 발생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석탄화력발전소의 셧다운 지시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석탄은 이산화탄소의 배출도 가솔린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근본적인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에너지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이 있어야 한다. 바로 신재생에너지다. 태양광과 지열 풍력 등을 이용한 에너지 산업은 고용창출에도 더 효과적이라는 데이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2013년 말 기준 140만개의 태양광 발전 설비와 약 2만5,000개의 풍력 발전설비가 있다. 여전히 석탄 발전량이 45%에 달하지만 태양광 발전량이 30%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환경 운동도 구호에 그치는 수준이고 신재생 에너지 산업도 여러가지 장벽에 부딪쳐 이렇다 할 데이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를 절박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인식조차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탄으로 생산한 전력으로 전기차를 굴린다고 대기가 깨끗해지지 않는다.

때문에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생존을 위해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과 대량 생산 및 대량 소비라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2025년이 되어도 75~85%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미세먼지만이 아니라 온실가스, 발전량 믹스, 지역수급 문제 등도 동시에 고려하여 종합적인 방안으로 연료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마녀사냥식으로 몰아붙이기보다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강구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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