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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VOL.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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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세계 자동차산업 전망
브렉시트 이후 세계 자동차산업 전망

브렉시트 직후 요동쳤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은 진정되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는 그 자체의 직접적 영향보다는 극우 포퓰리즘 확산에 따른 EU 회원국의 ‘EU 이탈 도미노’, 미국/일본 등의 극우/국수주의 및 보호주의 성향 강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을 증대시킴으로써 투자 및 소비심리 악화, 교역 위축 등을 야기해 글로벌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세계 자동차시장의 저성장 기조를 고착화시키는 등 자동차산업에도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브렉시트 영향으로 유럽내 정치 불안이 확대됨에 따라 유럽 경제의 회복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자동차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각각 AfD, 국민전선 등 극우•반(反)EU 정당들이 브렉시트 영향으로 내년 예정된 선거에서 약진이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내년 봄에 있을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이 집권할 경우 EU 해체론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EU 호감도 여론조사 결과(6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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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폴란드에서는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이 EU와의 협정 개정을 요구하고 있고, 슬로바키아에서는 국민당이 EU 탈퇴를 추진하고 있는 등 브렉시트를 계기로 탈(脫)EU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EU 회원국 지위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려온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의 분리독립 요구가 높아지면서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분리주의가 확산되어 정치 불안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투자와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유럽의 경기 회복세가 한풀 꺾이고 2014년 이후 증가세를 지속해 왔던 유럽 자동차시장도 2016년에는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은 파운드화 약세와 부동산 버블 붕괴, 국가 신인도 하락 및 교역량 감소 등으로 경기침체가 야기되면서 2016년 자동차 판매가 올해 예상치(297만 대)보다 6.5% 감소한 278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영국 경제의 침체로 인해 대(對)영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시장의 판매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국 중에는 스페인, 프랑스도 브렉시트 영향으로 판매 부진이 전망된다.

통상 측면에서는 브렉시트 이후 자국 우선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보호무역주의의 강화가 예상된다. EU에서는 영국의 탈퇴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보호주의 색채가 짙은 국가들의 발언권이 확대되면서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무역을 강력히 주장해 온 미국에서도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공화당 트럼프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힐러리 후보까지도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자유무역 제한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전망이다.

유럽 주요국별 브렉시트 익스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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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국가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현재 추진 중인 주요 메가 FTA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과 독일이 주축이 되어 추진해 온 미(美)-EU FTA인 TTIP(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는 이를 지지해 온 영국의 EU 탈퇴 결정과 독일 내의 반대 여론 확대로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고립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후보에 이어 힐러리 후보도 보호무역주의에 가세하면서 TTIP뿐만 아니라 TPP(Trans-Pacific Partnership)의 의회 비준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글로벌 교역량 감소를 초래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 하락과 자동차 수요 부진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자동차산업의 통상 리스크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브렉시트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자동차산업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환경 및 안전 등 각종 규제와 함께 현지투자 확대 요구가 강화되는 등 수출 장벽이 높아지면서, 완성차 수출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관계 측면에서는 브렉시트에 따른 EU의 영향력 감소와 러시아의 부상이 두드러지면서 동유럽, 중동 등의 정정 불안이 확대되고 이 지역의 자동차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지금까지 유럽의 대(對)러 압박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영국의 EU 탈퇴로 NATO를 중심으로 한 대(對)러 제재 공조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친(親)서방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그루지아 등 러시아 인접국의 경우 러시아와의 갈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경제 및 자동차시장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EU의 안보 결속력이 이완되면서 IS 등 테러 조직의 활동 공간이 넓어지고 테러 발생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동 지역의 정정불안이 확대되면서 중동 자동차시장의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브렉시트는 ‘경제 문제’라기보다는 ‘정치 문제’이며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금융시장이 브렉시트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장기 악재로서의 위험성은 잠복해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진단이다.

실제로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브렉시트의 가장 큰 경제적 위험은 대중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권 목소리가 커지고, 고립주의가 득세하면서 세계경제가 저성장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브렉시트 이후에 확대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 둔화와 수출 여건 악화를 감안한 생산/판매 전략 및 운영상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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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수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연구위원
ISSUE01
ISSUE01
브렉시트

브렉시트가 국내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

ISSUE02
ISSUE02
브렉시트

브렉시트 이후 유럽 자동차산업 전망

ISSUE03
브렉시트

브렉시트 이후 세계 자동차산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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