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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VOL.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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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유럽 자동차산업 전망

지난 6월 23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영국민들은 51.9%의 찬성으로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Brexit)를 결정했다. 투표결과가 발표되자 영국 증시는 물론, 전 세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폭락했고, 한국 증시도 코스닥 지수의 급락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되었다. 이후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금융안정화를 위해 강력한 대응의지를 밝히자 주가지수는 다시 반등하였고, 불과 한 달이 지난 이후 주가는 오히려 예전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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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동요현상은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국은 “미지의 바다(unchartered waters)로 뛰어들었다”라는 외신의 표현과 같이 영국은 물론 EU의 미래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브렉시트는 유럽의 자동차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

유럽 자동차시장의 특징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자동차산업이 유럽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도록 하자. 자동차산업은 전후방효과가 매우 큰 기간산업으로 전통적인 굴뚝산업에서 최첨단 IT, 환경산업을 포함하는 고도의 통합 산업이다. 자동차산업의 EU 내 고용규모는 간접고용을 포함 1,200만 명을 상회하며, 수출은 2014년 EU 총수출의 7.2%를 차지, 동부문의 무역흑자만 951억 유로에 달하는 등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한편 자동차산업은 유럽단일시장의 형성과 공급사슬의 세계화에 따라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업종이다.

오늘날 EU 28개 회원국 중 21개국이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가치사슬(Value chain)은 유럽 전역에 걸쳐 있다. 기초 R&D와 제품시험이 독일에서 이루어진다면, 디자인은 영국, 부품생산은 동유럽, 조립은 다시 독일에서 이루어지는 식이다. 자동차 한 대에 3만개 가까운 부품이 필요한 만큼, 가치사슬은 다른 산업에 비해 길 수 밖에 없으며, 그만큼 다양한 국가, 기업에서 생산된 부품과 서비스가 결합되어 자동차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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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특징을 감안할 때 EU 단일시장은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위한 이상적인 공간이다. 소득/임금수준과 산업특화의 정도가 다양한 국가들이 단일시장을 형성함으로써 생산업체들이 가치사슬 활용을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경우 2005년 자동차 생산대수가 각각 60만대와 22만대였으나, 2013년에는 각각 113만대와 98만대로 증가하였고, 자동차 부품생산도 급증하였는데, 이는 EU의 단일시장을 활용하기 위해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재편한 결과이다.

유럽 자동차산업은 역내조달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EU 단일시장을 통해 원활한 국경 간 교역이 가능한 점이 가장 큰 요인이나, 완성차와 부품 양쪽에서 유럽업체들의 경쟁력이 우수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자동차 분야는 아직 다른 제조업에 비해 관세가 상대적으로 높으며, 제품 표준이나 규제 차이에 따른 비관세 장벽이 존재한다.

회복 중인 유럽 자동차시장

유럽 자동차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맞아 심각한 불황을 거쳤다. 유럽(EU+EFTA) 내 자동차 판매는 2007년 1,832만대를 기록한 이후 6년 연속 하락하여 2013년에는 총 판매수가 1,359만대까지 하락하였다. 그러나 2014년에는 1,441만대로 다소 상승한데 이어, 2015년에도 상승세를 유지하였다. 생산대수도 연도별 등락은 있으나, 2012년을 기점으로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판매 수의 회복은 무엇보다 유럽의 경기가 2013년을 기점으로 개선되고 있는데 기인하는 바가 크다.

연도별 EU 내 신규 자동차 등록 수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독일 361 377 348 343 405 320 351 339 326 336
영국 283 273 280 249 222 229 225 233 260 284
프랑스 260 254 263 261 272 271 269 233 221 221
이탈리아 250 261 278 242 236 216 194 155 142 149
스페인 196 195 194 136 107 111 93 79 82 99
기타 서유럽 298 307 315 302 238 273 282 247 235 245
중동부유럽 122 133 154 154 97 95 96 92 93 105
EU총생산 1,769 1,801 1,832 1,687 1,578 1,515 1,510 1,379 1,359 1,439

주: 서유럽은 2004년 이전에 EU에 가입한 15개국을 의미하며 중동부유럽은 그 이후 가입한 11개국을 의미함. 도서국가인 몰타와 키프로스는 통계에서 제외하였음.
자료: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Motor Vehicle Manufacturers (OICA). http://www.oica.net

브렉시트가 EU의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

그렇다면, 이러한 회복추세에서 발생한 브렉시트 결정은 EU의 자동차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을 위해서는 우선 브렉시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오늘날 EU는 단일시장을 구성하고 있으며, WTO에는 관세동맹으로 등록되어 있다. 다시 말해 EU 역내에서는 상품 및 서비스, 인력,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반면, EU 역외에 대해서는 공동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자동차 부문은 단일시장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분야이다.

현재 EU 내 자동차 관련 규제는 80여개의 지침(directive)과 기술 및 표준에 관한 UN 유럽경제위원회(UNECE) 하의 70여개 협정으로 구성된다. 브렉시트는 영국이 EU를 탈퇴함으로써 더 이상 영국-EU 간의 무관세 교역이 성립하지 않으며, EU의 규제가 영국에 적용되지 않는 상황을 의미한다.

영국이 EU를 탈퇴하고, 영국-EU 간에 별도의 FTA가 체결되지 않을 경우 유럽 자동차시장에 미칠 수 있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럽 전역에 걸친 생산네트워크에서 영국의 입지가 축소된다. 2015년 영국은 168만대의 차를 생산하여 독일,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EU 회원국 중 4위를 차지하였다. 영국에 위치한 생산업체가 완성차를 생산하는 데에는 수많은 중간재가 투입되는데, 상당부분은 다른 EU 회원국으로부터 수입된 중간재이다.
만약 브렉시트로 인해 관세가 생길 경우 이는 영국산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럽대륙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영국 부품업체 또한 EU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지게 될 것이다.

둘째, 독일 등 주요 자동차 수출국의 대(對)영국 수출은 감소할 것이며, 영국 내 자동차 가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2015년 영국 내에는 260만대의 신규 자동차 등록이 이루어졌는데, 이중 86%는 수입된 차량이다.

셋째, 영국-EU 간에는 자동차와 관련하여 규제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비관세 장벽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 내 자동차 관련업체들은 압도적 다수가 EU 잔류를 희망했다.

물론 브렉시트는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사안이다. 영국 정부는 2016년 말까지는 공식적인 EU 탈퇴협상을 시작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고 있으며, 탈퇴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완전한 협상종결까지는 최소 2년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영국은 여전히 EU 회원국이며, 역내 자유로운 교역이 보장된다. 또한 EU를 탈퇴하더라도 영국정부는 기존 EU 회원국에 준하는 대(對)EU 시장접근성을 최대한 보장받고자 노력할 것이다. 따라서 유럽 자동차업계의 생산•판매 네트워크에서 영국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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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자동차 업계의 불안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르노(Renault)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파운드화가 급락하자, 영국 내 자사 브랜드의 파운드화 표시 가격인상을 고려할 것임을 발표한 바 있다. 1 독일업체들의 대영국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있으나, 이는 파운드화 가치하락에 따른 환율효과와 영국의 내수약화에 대한 우려이다. 재규어/랜드로버(Jaguar/Land Rover)와 토요타(Toyota)는 브렉시트 결정에도 불구, 영국 내 생산규모를 축소하지 않을 것임을 발표했다. 2 반면에 브렉시트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관한 문제이다.

생산을 위한 기업의 투자결정은 장기적 상황에 대한 예상에 입각하여 이루어진다. 만약 지금과 같이 브렉시트의 종착점과 과정을 예상할 수 없다면, 기업은 추가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많은 기업들은 합리적인 규제와 우수한 인력을 갖춘 영국을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인식하였고, 이로 인해 영국은 많은 투자를 유치하여 왔다. 영국과 EU가 미래의 관계에 대한 청사진을 빨리 제시하지 못한다면, 브렉시트의 부정적 효과는 점차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가치사슬이 긴 자동차산업의 경우 기업의 중간재 조달선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유럽은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이자, 대규모의 현지 완성차공장과 부품업체들이 입주한 곳이다. 따라서 유럽 자동차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국내 자동차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한국기업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환율변동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영국-EU 간 협상의 결과가 낳을 새로운 시장 환경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1. International Business Times. "Brexit: Renault considers raising UK car prices following EU referendum vote." June 29, 2016.
  • 2. Autocar. "Brexit: 'acute concern' for the UK's car industry." June 29, 2016
강유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팀장
ISSUE01
ISSUE01
브렉시트

브렉시트가 국내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

ISSUE02
브렉시트

브렉시트 이후 유럽 자동차산업 전망

ISSUE03
ISSUE03
브렉시트

브렉시트 이후 세계 자동차산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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