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우버(Uber)의 자율주행차에 의한 보행자 사망사고와 테슬라(Tesla)의 고속도로 운전자 사망사고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한 투자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GM은 자회사인 크루즈 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을 통해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 개발, 운행 경험에 상당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를 기반으로 GM은 2019년 자율주행차 양산과 함께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택시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포드 역시 자율주행 개발을 전담할 법인을 설립하고 2023년까지 40억 달러(약 4조5,216억 원)를 투자해, GM과 웨이모(Waymo)에 뒤쳐진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토요타는 주요 판매 지역인 일본과 북미는 물론이고 2020년까지 중국에서 전 승용차에 통신 모듈을 장착해 커넥티드카 판매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을 위한 기업간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뒤늦게 나선 완성차업체들은 선도업체들을 추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에 나서고 있다. 혼다는 크루즈 오토메이션에 앞으로 12년간 27억5,000만 달러(약 3조1,091억 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개발비 증가에 대한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GM과 자율주행 관련 서비스 네트워크를 공유하겠다는 의미다.
FCA(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는 협력 관계에 있는 웨이모와 자율주행 시험운행을 위한 미니밴 공급 계약을 확대하여 향후 자율주행 서비스 플랫폼으로서의 자동차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는 기술 선점을 통해, 향후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5G 서비스 상용화 시점이 다가오면서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은 AR/VR(증강/가상현실)과 IoT(사물인터넷) 등과 함께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대표적인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업체들은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기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통신업체들은 안정적이고 신뢰성 높은 차량·사물 통신인 V2X(Vehicle to Everything) 솔루션 개발과 자율주행을 위한 초정밀지도 개발, 클라우드를 이용한 지도 서비스, 자율주행차 관제를 위한 신호와 제어 솔루션 개발 등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통신업체들은 이미 5G를 통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정부의 허가를 받아 자율주행 실증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두 대의 자율주행차를 연결해 협력 운행 시연을 선보였으며, 다양한 자율주행 관련 실증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KT 역시 기반 자율주행 기술 실증 사업을 확대하며, 향후 이를 이용한 서비스 모델까지 발굴할 예정이다.
5G 기술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이 완전 상용화되기까지는 막대한 투자비용에 대한 리스크,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와 같은 이슈로 인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자동차에 커넥티비티 기술 확대 적용으로 통신 기업들의 수익원을 더 다변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협력 운행 시연(자료: SK텔레콤)
완성차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개발과 함께, 앞으로 큰 성장이 기대되는 모빌리티 서비스 관련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향후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 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은 관련 기업 창업과 서비스업체들에 대한 투자나 제휴 등 다양한 형태로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시장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토요타와 현대차는 동남아시아의 최대 카헤일링업체인 그랩(Grab)에 각각 10억 달러(약 1조1,303억 원)와 2억7,500만 달러(약 3,108억 원)를 투자하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이 두 기업은 앞으로 차량 주행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상품을 개발할 것으로 보이고,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도 관련 정보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우버에도 투자하고 있는 토요타는 최근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공동 모빌리티 서비스 회사인 ‘모넷 테크놀로지’(Monet Technology)를 설립해 기업용 차량 배차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 진출을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포드는 클라우드 기반의 자동차 배차 관리 서비스를 시작하여 고객에게 위치 및 운전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을 이용한 배달서비스 시범 사업도 시작하였다. 유럽 완성차업체들도 잇달아 카셰어링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다임러와 BMW는 각 사의 모빌리티 사업인 ‘카투고’(Car2go)와 ‘드라이브나우’(DriveNow)를 통합하기로 하였으며 르노와 푸조·시트로엥그룹(PSA)도 각각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카셰어링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중국 완성차업체인 장안(Changan)도 모빌리티 서비스 확대를 위한 초기단계로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하였다. 폭스바겐은 중국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진출을 위해 중국 최대 업체인 디디추싱(Didi Chuxing)과 합자사 설립에 합의하였다.
이처럼 완성차업체들은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산업 변화에 대응해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에서 성장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수익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