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터쇼 분위기가 예전보다 못하다지만 2018 파리모터쇼의 인기는 여전했다. 올해로 120주년을 맞은 파리모터쇼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모터쇼답게 200여 개의 자동차 관련 업체와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이 대거 참가했고 화려한 콘셉트카는 물론 곧 시장에 나올 신차, 럭셔리 스포츠카가 모두 등장해 많은 이슈를 낳았다.
이번 파리 모터쇼는 ‘고성능’과 ‘친환경’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자동차의 성능과 친환경 양쪽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임을 강조한 것. 따라서 성능과 친환경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기술개발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응답하듯 많은 브랜드들이 첨단기술로 무장한 다양한 신차와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여기에는 국내 브랜드 모델도 다수 포함됐다. 현대차는 유럽무대에서 ‘고성능 N’ 확장 모델인 ‘i30 패스트백 N’을 선보였고 기아차는 신형 프로씨드와 함께 ‘니로’ 전기차를 공개했다. 이밖에 어두워져가는 모터쇼의 그림자를 환하게 밝힌 스타들을 찾았다.
i30 패스트백 N은 현대차가 출시한 고성능 브랜드 ‘N’의 ‘i30 N’, ‘벨로스터 N’에 이은 세 번째 모델이다. i30 패스트백 N은 i30의 5도어 쿠페 버전인 ‘i30 패스트백’을 기반으로 제작된 최초의 패스트백 스타일의 고성능 차량이다.
i30 패스트백 N은 더욱 강인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기존 i30 N 대비 전장을 120mm 늘리고 전고를 28mm 낮춰 날렵한 패스트백 형태의 외관을 완성했다. 특히 뒷모습에 루프로부터 날렵하게 떨어지는 테일게이트 끝부분에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해 고성능 차량의 속도감과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i30 패스트백 N의 강점은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성능 등을 패스트백 바디 타입에 맞게 최적화하여 ‘N’이 추구하는 민첩한 움직임과 역동적 주행성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i30 N과 동일한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를 매칭해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6.0kg·m(퍼포먼스 패키지 기준)의 강력한 힘과 민첩한 응답성을 갖췄다.
현대차는 올 연말부터 유럽시장에서 ‘i30 패스트백 N’을 판매를 시작해 지난해 말 i30 N으로 시작된 N모델의 인기를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현대 고성능 브랜드 N의 세 번째 모델, i30 패스트백 N
기아차는 파리모터쇼에서 신형 프로씨드(ProCeed)를 전면에 내세웠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공간 활용성을 겸비한 슈팅브레이크 타입 모델로 보다 스포티한 디자인을 표현했다. 프로씨드는 스포츠왜건 모델보다 차체가 더욱 낮고 길며, 독특한 형태의 후면부가 마치 쿠페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씨드 라인업 모델처럼 전면부에 기아차의 시그니처인 타이거 노즈 그릴을 더욱 크게 배치했고, 차체에 낮게 위치한 에어 인테이크 그릴이 민첩한 느낌을 부여했다. 후면부에는 신규 디자인의 와이드 리어 범퍼가 적용돼 역동성을 추가했다.
수평형 레이아웃을 적용한 실내는 슬림하면서 매끄러운 느낌을 연출했고, 우수한 재질의 소프트 터치 마감 소재를 덧대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대시보드 가운데 윗부분에는 플로팅 타입의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비게이션을, 아랫부분에는 오디오, 공조 제어 등을 위한 버튼을 배치하여 운전자가 보다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파워트레인은 1.0L, 1.4L T-GDI 엔진과 1.6L T-GDI 엔진 등 3종의 가솔린엔진과 1.6L 디젤엔진으로 구성됐다. 신형 씨드는 주행 시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우선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대거 장착했다. 차량을 차선 가운데 유지하며 주행하도록 돕는 차로 유지 보조(LFA)를 비롯해 운전자 주의 경고, 후반 교차 추돌 경고, 전방 추돌 방지 보조(FCA), 스마트파워 테일게이트와 1열 통풍시트 등 다양한 기능들을 담았다. 유럽 전략형 모델인 신형 프로씨드는 내년 1분기 중 유럽 전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기아차 수석 디자이너 그레고리 기욤이 프로씨드를 발표하고 있다
파리모터쇼에서 BMW는 신형 3시리즈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드명 G20으로 불린 BMW 신형 3시리즈는 동급 최고의 주행 성능과 최고의 기술을 집약해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기존 5시리즈 및 7시리즈와 같은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든 신형 3 시리즈는 이전보다 조금 더 커지고 가벼워졌으며 더 안전해졌다. 특히 2,851mm까지 늘어난 휠베이스를 통해 더욱 여유롭고 편안한 프리미엄 세단의 감성을 더했다.
신형 3시리즈는 에어로다이내믹스를 살린 날렵한 차체 디자인을 통해 0.23Cd의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갖추며 연비와 CO₂배출량에서 커다란 발전을 이뤘다. 또한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더 단단한 서스펜션 스프링을 끼운 혁신적인 패시브 댐핑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신형 3시리즈는 다섯 개의 엔진이 마련된다. 가솔린 사양으로는 각각 184마력과 258마력을 내는 2.0L 터보 엔진을 탑재한 320i와 330i가 마련되었으며 디젤 사양으로는 각각 150마력, 190마력 그리고 265마력을 내는 318d와 320d 그리고 330d가 투입된다. 여기에 역동성을 더 강화하고 싶으면 SE, 스포트, M 스포트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
다양한 안전 장비들도 기본 탑재된다. 차선 유지 기능은 물론 교통 상황에 맞춰 브레이크를 제어하거나 충돌 가능성이 있는 보행자나 자전거 타는 사람 등을 감지하는 시스템도 넣었다. 신형 BMW 3 시리즈는 2019년 3월 독일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다.
역동성을 높인 프리미엄 세단 BMW 신형 3시리즈
르노가 선보인 소형 SUV 스타일의 순수 전기차 K-ZE는 르노 전기차의 다음 단계를 보여주는 모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모터쇼 무대에 올라 K-ZE를 직접 소개한 카를로스 곤 르노그룹 회장은 “르노그룹은 일찌감치 전기차 시장을 개척해왔다. 이제 유럽 시장을 비롯해 세계 전기차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며 K-ZE가 그러한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는 K-ZE가 오늘날 구입할 만한 전기차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구입하기 적절한 실용적인 전기차라고 강조한다. 내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우선 판매되는 K-ZE는 르노그룹의 닛산과 중국의 둥펑기차가 합자한 이-지티(e-GT) 뉴 에너지 오토모티브에서 생산된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유럽연비측정방식(NEDC)으로 25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커넥티드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전후방 카메라 등 첨단 장비와 더블 차징 시스템 등이 적용되는 것 외에 구체적인 제원은 밝히지 않았다.
소형 SUV 스타일의 전기차 K-ZE를 소개하는 카를로스 곤 르노그룹 회장
아우디는 콤팩트 SUV Q2 라인업의 최상급 모델 SQ2를 공개했다. 2.0L TFSI 엔진과 7단 S트로닉 변속기를 달고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한다. 최고시속 250km에 달하며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단 4.8초에 불과하다.
모든 아우디 S 모델과 마찬가지로 상시 사륜 구동 콰트로 시스템이 기본 장착된다. 핵심 요소는 유압으로 작동하는 다판식 클러치다. 이 클러치는 액슬 간 토크를 지속적으로 분배한다. 전륜에서 그립 손실이 발생하면 다판식 클러치가 최대 100%의 동력을 후륜으로 전달한다.
SQ2의 차체는 기존 모델 대비 20mm가 더 낮아졌다. 기본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의 파워 부스트는 S 스포츠 서스펜션만의 고유한 특징을 제공한다. 휠을 더 많이 돌리면 부스트 비율이 변화하도록 디자인된 랙(rack) 덕분에 조향각이 커질수록 비율이 더 크게 변한다. 아울러 전장 4,210mm, 휠베이스 2,594mm로 SUV다운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뒷좌석을 어떻게 변환하느냐에 따라 355~1,000L까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운전자 보조 패키지도 수준급이다. 스탑앤고(Stop & Go)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트래픽 잼 어시스트, 전방 카메라를 사용하는 레이더 센서 등 가장 인기 있는 옵션들이 포함됐다. 더 뉴 아우디 SQ2의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Q2 최상급 모델, SQ2
재규어는 파리모터쇼에서 재규어 XJ의 50주년 기념 특별 전시회를 마련했다. 오리지널 1968 시리즈 1 XJ6 모델과 최신의 XJ50을 한 자리에 전시해 XJ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처음 공개된 XJ50 스페셜 에디션은 앞뒤 범퍼를 오토바이오그래피(Autobiography) 스타일로 바꾸고 20인치 베넘(Venom) 휠을 달았다. 여기에 검은색 프런트 그릴과 후면 및 사이드 밴트에 전용 엠블럼을 새겨 특별함을 더했다. 실내에서는 도약하는 재규어의 모습이 적용된 헤드레스트와 XJ50 로고가 새겨진 센터 암레스트 등을 통해 기념비적인 모델이라는 점을 표현했다.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안 칼럼(Ian Callum)은 “재규어 XJ는 상징적인 이름으로 오랫동안 재규어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며 “XJ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때도 XJ의 헤리티지와 고유 가치를 계승하는 것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에, 모두가 비교해볼 수 있도록 최신 모델과 오리지널 모델을 나란히 전시한다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재규어 XJ 50주년 기념모델, XJ50 스페셜 에디션
렉서스는 뉴 RC 스포츠쿠페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RC는 2014년 출시 이후 렉서스 브랜드의 드라이빙 감성 품질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해 온 모델. 뉴 RC는 기존의 스포티한 외관에 플래그십 럭셔리 쿠페인 LC의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우아함을 더했다. 여기에 강력한 주행 성능을 더해 렉서스 쿠페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렉서스는 또한 7세대 뉴 제네레이션 ES 세단과 뉴 UX 콤팩트 크로스오버도 함께 출품했다. 뉴 UX는 2020년까지 유럽에서 연간 10만 대 판매라는 렉서스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기대하는 모델이다.
스포티한 매력을 더한 럭셔리 쿠페, 렉서스 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