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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VOL.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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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동향 02
몸값 뛰는 ‘수소전기차’ 대중화까진 ‘산 넘어 산’

“수소(전기)차에 정부 지원을 하고 있고, 수소경제 생태계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인 기업이니 계속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유럽 순방길에서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수소외교’가 빛을 발하면서 미래 혁신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수소전기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첫 순방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직접 타고, 시내에 있는 수소충전소를 찾았다. 이 넥쏘는 프랑스에 판매된 1호차였고, 수소충전소는 에펠탑이 보이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수소전기차’와 ‘수소 충전 인프라’가 다시 화제에 올랐다.

현대차 ‘넥쏘’는 국내에서만 2,800여 대 대기수요가 몰려있고,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프랑스에 오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5,0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의 수소전기차 보급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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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해외에 비해 규제가 많아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국내 수소충전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우선 국내에선 운전자가 직접 수소 충전을 할 수 없다. 현행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가스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한 인원만 수소충전소 안전관리책임자가 될 수 있고 수소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CNG(압축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 충전소 안전관리책임자의 경우 안전관리자 양성교육이나 충전시설 안전관리자 양성교육을 이수하면 설립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수소충전소 설치 기준도 까다롭다. 현행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유치원·대학 등 학교 부지로부터 200m 이내의 부지엔 충전소 설치가 어렵다. 또 전용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등에는 충전소 설치가 아예 불가능하다.

반면 유럽이나 미국은 일정 시간의 안전교육을 이수한 운전자라면 누구나 수소전기차 충전을 할 수 있고 수소충전소 설치 관련 규제도 거의 없어 도심 설치가 가능하다.

수소전기차 첫 양산 현대차, ‘넥쏘’로 업계 선도

수소전기차 시장은 일단 현대차가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첫 양산모델(투싼ix 수소전기차)에 이어 2세대 모델인 넥쏘까지 가장 먼저 내놨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수소전기차를 내놓은 완성차 브랜드는 현대차를 포함해 일본 토요타(미라이)·혼다(클래리티) 등 단 3곳뿐이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안에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인 GLC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 ‘GLC F-셀’(CELL)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의 BMW·아우디와 미국 GM·포드, 다수의 중국업체들 역시 시험용이나 콘셉트카 형태로 수소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국 수소전기차 보급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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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트럭과 버스 분야로 수소전기차 상용화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 5년간 대형 수소전기트럭 1,000대를 스위스업체(H2Energy)에 공급키로 했다. 수소전기버스는 울산과 서울에서 시범 운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상용화를 앞당기기로 했다.

전체적인 수소전기차 시장 전망은 밝다. 자동차부품연구원에 따르면 한국과 독일, 미국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수소전기차 보급 규모(각국 로드맵 발표 기준)는 2020년 38만 대에서 2025년 200만 대, 2030년 78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리는 공기청정기… 짧은 충전시간·긴 주행거리도 장점

수소전기차가 차세대 친환경차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전기차 등에 비해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운행 중 이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 배출이 전혀 없고, 에너지원인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오염도 적어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수소전기차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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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이 가장 앞선 넥쏘의 경우 3단계 공기청정 기술(공기필터→막 가습기→기체확산층)로 초미세먼지를 제거해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유명하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 1대는 성인 43명이 마실 수 있는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넥쏘 1,000대를 운행하면 6만 그루의 나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디젤차 2,000대 분의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넥쏘 10만 대를 하루 2시간씩 주행하면 서울시 인구의 86%인 성인 854만 명이 1시간 마실 수 있는 공기를 정화한다.

수소전기차의 상황별 구동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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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완전충전 시간이 3~5분으로 짧은데다 한번 충전으로 600㎞ 넘게 주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여기에 구매할 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3,500만 원을 보조해주고 세제감면 혜택도 준다. 운행 과정에선 고속도로 통행료와 공영 주차장 주차료를 50% 할인해준다.

이외에도 비상시 차량 외부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발전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수소전기차 10만 대로 발전하면 원자력발전소 1기(1기가와트)가 생산하는 규모의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

수소전기차 대중화, 충전 인프라 확대가 관건

자동차업계에선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최우선 선결조건으로 충전 인프라 확대를 꼽고 있다. 올해 머니투데이가 ‘글로벌리서치’와 함께 5,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소전기차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서 전체 응답자의 51.7%가 수소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장애요인 1순위로 ‘수소충전소 미비’를 꼽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프랑스 시내에 있는 수소충전소를 둘러보는 자리에서 현대차 관계자(정진행 사장)에게 “정부가 충전소만 많이 만들면 수소전기차 양산 체제로 갈 수 있다는 거죠?”라고 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정 사장도 “충전소 보급에 어려움이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2~3년 내 100개의 충전소를 만들려고 한다”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16곳이다. 이중 수소전기차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민간 충전소는 9곳에 불과하다. 이미 전국적으로 100곳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한 일본이나 오는 2023년까지 400곳의 충전소 설립 계획을 밝힌 독일 등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최석환
머니투데이 산업1부 차장
ISSU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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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동향 01

국내외 내연기관 규제 정책의 방향

ISSU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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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뛰는 ‘수소전기차’ 대중화까진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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