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무인자동차, AI를 논하는 시대다. 이제 특정 산업군의 논리와 관점으로는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 잡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 정도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의 가치와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공통의 관심사, 그리고 그 관심사들이 모이고 시간이 쌓여서 만들어낼 새로운 소비문화를 예측하기 위해서 전 분야에서 다양한 리서치와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연관된 서비스를 기획하고, 판매망과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바뀐 기술환경에 최적화 하는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세상의 변화를 이끌기엔 뭔가 부족하다. 결국 모든 시작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어떤 상상력으로 새로움을 창조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이 큰 화두를 짧은 글에 담기란 역시 뭔가 부족하다. 작은 문고리를 잡아 보는 정도라고나 할까?
사물인터넷, 무인자동차, AI를 논하는 시대다. 이제 특정 산업군의 논리와 관점으로는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 잡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 정도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의 가치와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공통의 관심사, 그리고 그 관심사들이 모이고 시간이 쌓여서 만들어낼 새로운 소비문화를 예측하기 위해서 전 분야에서 다양한 리서치와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연관된 서비스를 기획하고, 판매망과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바뀐 기술환경에 최적화 하는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세상의 변화를 이끌기엔 뭔가 부족하다. 결국 모든 시작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어떤 상상력으로 새로움을 창조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이 큰 화두를 짧은 글에 담기란 역시 뭔가 부족하다. 작은 문고리를 잡아 보는 정도라고나 할까?
“저 눈 위에 남겨진 토끼 발자국은 과거의 흔적일까? 아니면 미래의 상징일까?” 토끼 사냥 나온 노인이 소년에게 묻자, 소년은 “토끼가 지나간 발자국이니 과거의 흔적이죠”라고 답했다. 그러자 노인은 “발자국을 과거의 흔적으로 이해하고 토끼를 쫓으면 토끼를 영영 못 잡아. 대신 발자국을 미래의 상징으로 이해하고 토끼의 행동패턴, 토끼의 맥락을 읽어 낼 수 있어야 해. 결국 그 맥락을 읽어낼 수 있는 자가 미래를 지배할 거야.”
소년과 노인의 토끼사냥 에피소드는 혁신적인 컨텐츠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컨텐츠 자체보다는 컨텐츠를 둘러싸고 있는 맥락을 읽어내고, 더 나아가 새로운 맥락(이하. 컨텍스트)을 창조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말해준다. 서두에 컨텍스트로 시작하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상상력과 생각, 심지어 행동까지도 컨텍스트의 지배 아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상력의 범위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여기 문고리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누구는 문고리 자체만 보고 카피하기에도 바쁘고, 누구는 문을 보고, 누구는 벽을 보고, 누구는 집을 보고, 더 나아가 누구는 도시전체를 관조하며 문고리를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만든다.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예술가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코드, 역사적 코드, 종교적, 환경적, 정치적, 경제적 코드까지 읽어낼 수 있다. 그런 눈을 가지고 문고리를 만드는 사람들의 상상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재료적인, 표피적인 접근에 갇혀 있는 피상적인 상상력과는 질적으로 다른 생각의 폭과 깊이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문고리를 만드는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다만 내가 지금 만드는 문고리가 어떤 컨텍스트를 상상하고 읽어내며, 창조하며 만들고 있는가에 따라 문고리 너머의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
“저 눈 위에 남겨진 토끼 발자국은 과거의 흔적일까? 아니면 미래의 상징일까?” 토끼 사냥 나온 노인이 소년에게 묻자, 소년은 “토끼가 지나간 발자국이니 과거의 흔적이죠”라고 답했다. 그러자 노인은 “발자국을 과거의 흔적으로 이해하고 토끼를 쫓으면 토끼를 영영 못 잡아. 대신 발자국을 미래의 상징으로 이해하고 토끼의 행동패턴, 토끼의 맥락을 읽어 낼 수 있어야 해. 결국 그 맥락을 읽어낼 수 있는 자가 미래를 지배할 거야.”
소년과 노인의 토끼사냥 에피소드는 혁신적인 컨텐츠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컨텐츠 자체보다는 컨텐츠를 둘러싸고 있는 맥락을 읽어내고, 더 나아가 새로운 맥락(이하. 컨텍스트)을 창조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말해준다. 서두에 컨텍스트로 시작하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상상력과 생각, 심지어 행동까지도 컨텍스트의 지배 아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상력의 범위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여기 문고리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누구는 문고리 자체만 보고 카피하기에도 바쁘고, 누구는 문을 보고, 누구는 벽을 보고, 누구는 집을 보고, 더 나아가 누구는 도시전체를 관조하며 문고리를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만든다.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예술가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코드, 역사적 코드, 종교적, 환경적, 정치적, 경제적 코드까지 읽어낼 수 있다.
그런 눈을 가지고 문고리를 만드는 사람들의 상상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재료적인, 표피적인 접근에 갇혀 있는 피상적인 상상력과는 질적으로 다른 생각의 폭과 깊이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문고리를 만드는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다만 내가 지금 만드는 문고리가 어떤 컨텍스트를 상상하고 읽어내며, 창조하며 만들고 있는가에 따라 문고리 너머의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맥락을 읽어내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플랫폼을 그리는 사람들과 그 플랫폼을 따라하는 사람들, 시대를 이끄는 리더와 그것을 따라가기 바쁜 사람으로 구별된다. 그렇다면, 세상에 혁신을 가져온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과학분야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들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천재 과학자들은 박학다식하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미시간 대학교의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들의 자서전과 전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93%가 넘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취미생활이 예술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그 중에서도 미술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보다 앞선 1878년. 야코뷔스 반트 호프는 세상을 놀라게 할 과학적 상상력은 예술 활동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예술이 과학자를 더 창의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머지않아 호프는 화학분야 노벨상(1901) 첫 번째 수상자의 영예를 차지한다. 그 뒤 한 세기가 흐르는 동안 과학분야의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리고 그들의 취미생활을 추적해보면 93%를 상회하는 과학자들의 취미생활이 예술임을 알 수 있다. 예술은 과학자들의 뇌에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일까?
뇌과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메타포/은유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메타포는 A를 말하지만 B를 의미하며, 서로 다른 개념을 매칭시키는 고도의 상징이다. 그래서 두 개념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메타포의 힘은 강해진다. 이성과 감성, 과학과 예술, 혹은 경제와 예술의 관계처럼 서로 다른 양 극단의 결합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메타포가 될 확률이 높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맥락을 읽어내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플랫폼을 그리는 사람들과 그 플랫폼을 따라하는 사람들, 시대를 이끄는 리더와 그것을 따라가기 바쁜 사람으로 구별된다. 그렇다면, 세상에 혁신을 가져온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과학분야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들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천재 과학자들은 박학다식하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미시간 대학교의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들의 자서전과 전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93%가 넘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취미생활이 예술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그 중에서도 미술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보다 앞선 1878년. 야코뷔스 반트 호프는 세상을 놀라게 할 과학적 상상력은 예술 활동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예술이 과학자를 더 창의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머지않아 호프는 화학분야 노벨상(1901) 첫 번째 수상자의 영예를 차지한다. 그 뒤 한 세기가 흐르는 동안 과학분야의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리고 그들의 취미생활을 추적해보면 93%를 상회하는 과학자들의 취미생활이 예술임을 알 수 있다. 예술은 과학자들의 뇌에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일까?
뇌과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메타포/은유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메타포는 A를 말하지만 B를 의미하며, 서로 다른 개념을 매칭시키는 고도의 상징이다. 그래서 두 개념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메타포의 힘은 강해진다. 이성과 감성, 과학과 예술, 혹은 경제와 예술의 관계처럼 서로 다른 양 극단의 결합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메타포가 될 확률이 높다.
예술은 더 이상 취미 교양 ‘과목’이 아니다.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론’으로 진화했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 상상력의 원천이 된 예술이 인간의 뇌에 영향을 주었다면, 사람의 가슴에 자존감을 주는 예도 있다. 영국의 ‘세인트 메리 초등학교’는 런던 내에서도 이민자, 난민가족 자녀 비율이 가장 높기로 유명하다. 학생들의 다수가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적응에 힘겨워 했고, 자존감과 학업 성취도 역시 낮았다.
이런 척박한 상황 속에서 세인트 메리 초등학교는 2012년부터 영국 예술창의교육기관 ‘ARTis’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과 교육을 결합시키는 실험을 시작한다. 단순히 예술을 교과목으로 가르치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예술을 통해 과학, 말하기, 글쓰기, 수학 등의 교육에 활용한 것이다. 예술을 ‘과목’으로 바라보지 않고 창의적인 ‘교수법’으로 바라본 것이다. 그 결과 불과 3년 만에 영국 내 학업 성취 상위 3%에 랭크되는 기적을 만들어 낸다. 예술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 예술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예술을 통해 표현하는 방식을 배우고, 예술을 통해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체득한 결과 학생들이 사용하는 어휘력, 문장력, 논리력, 사고의 유연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미디어는 메세지다.” 1964년 캐나다 철학자 먀살 맥루한은 전구를 단순한 테크놀로지가 아닌 미디어로 정의했다. 비록 신문이나 잡지처럼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는 텍스트는 없지만, 사람들이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장했기 때문에 전구를 미디어로 해석한 것이다. 다시 말해 전달 내용이 아니라 미디어 자체의 매개성, 형식 논리, 사회적 영향력 등을 메시지 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비슷한 예로, 빈 깡통에 지나지 않았을 인터넷이란 가상공간에 사람들이 글을 쓰고 이미지를 올리며 미디어라고 부르는 것도 맥루한의 전구 사례와 다르지 않다.
자율주행, AI가 지배하게 될 21세기에는 테크놀로지를 단순 기술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세상의 가치를 함축하고 있는 어떤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상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고도의 경쟁 사회에서 생존 자체를 위협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상상력의 질이 예술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고 있다. 역사 이래 예술은 사람들의 상상력의 폭과 깊이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노벨 과학상에 영감을 주었고, 아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새로운 컨텐츠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컨텍스트를 읽어내고, 창조할 수 있는 상상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상상력을 극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말하는 “아무 쓸모가 없는” 예술이 필요하다.
“미디어는 메세지다.” 1964년 캐나다 철학자 먀살 맥루한은 전구를 단순한 테크놀로지가 아닌 미디어로 정의했다. 비록 신문이나 잡지처럼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는 텍스트는 없지만, 사람들이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장했기 때문에 전구를 미디어로 해석한 것이다. 다시 말해 전달 내용이 아니라 미디어 자체의 매개성, 형식 논리, 사회적 영향력 등을 메시지 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비슷한 예로, 빈 깡통에 지나지 않았을 인터넷이란 가상공간에 사람들이 글을 쓰고 이미지를 올리며 미디어라고 부르는 것도 맥루한의 전구 사례와 다르지 않다.
자율주행, AI가 지배하게 될 21세기에는 테크놀로지를 단순 기술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세상의 가치를 함축하고 있는 어떤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상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고도의 경쟁 사회에서 생존 자체를 위협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상상력의 질이 예술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고 있다.
역사 이래 예술은 사람들의 상상력의 폭과 깊이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노벨 과학상에 영감을 주었고, 아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새로운 컨텐츠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컨텍스트를 읽어내고, 창조할 수 있는 상상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상상력을 극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말하는 “아무 쓸모가 없는” 예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