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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VOL.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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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이탈리아의 노동시장 개혁의 자동차 산업 효과

스페인

자동차산업은 관광산업과 함께 스페인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축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를 넘으며, 전체 국민 중 8.7%를 고용하고 있다. 스페인 자동차시장은 전 세계에서 8번째로 큰 시장이며 유럽에선 세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스페인에는 르노, 포드 등 9개 다국적 완성차 메이커, 17개 공장이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으며, 2012년 기준 연간 생산량 198만대로, 2011년 235만 대 대비 약16%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독일에 이어 유럽 2위 자동차 생산국이며, 세계 12위(한국은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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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거대한 자동차 생산 시장이었던 스페인은 국가 재정적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발전의 최후의 보루인 자동차산업마저 위기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산업이 침체에 빠지면 현재 20%에 달하는 실업률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동차산업마저 위기에 봉착하면서 노동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스페인은 1970년대 이후 추진한 수출산업화와 1980년대의 외자유치 정책에 따라 자국 자동차 메이커 없이 초국적 기업들이 낮은 인건비를 찾아 주요 생산거점으로 삼으면서 자동차 생산과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경우이므로 인건비에서의 경쟁력이 낮아지면 글로벌 자동차생산업체들에게 스페인에서의 생산 매력도는 그만큼 하락할 수밖에 없게 된다. 스페인 자동차산업은 1993년과 1994년에 최고의 불경기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 때 스페인 자동차에 투자한 글로벌 제조업체들은 보다 생산성 증대를 위한 조건들을 요청하였고 이러한 조건들은 불경기에도 지속되었다.

글로벌 경쟁력 저하와 생산에 대한 투자 감소, 이로 인한 자동차산업 전체의 위기감 고조를 이미 경험하고 있던 스페인 자동차산업은 2000년대 후반의 국가부도 직전이라는 경제위기의 심각성에 비해 막대한 손실을 입지 않았으나, 자동차산업이 스페인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여 스페인 정부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의 침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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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정부 지원 외에, 스페인 자동차산업이 위기에서 반등하여 생산성이 향상되었던 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2012년부터 진행된 고용 개혁의 결과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2012년 노동개혁의 주 이유는 경제 불황 때문이었다. 2008~2013년에 스페인 시장에 경제 위기가 찾아왔고, 특히 2009, 2010년도에 스페인 자동차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2009년에는 독일,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에 수출을 많이 했지만, 스페인 시장에서 판매가 많이 안 되었다.

실업률이 25%에 이르게 되면서 2012년 스페인 정부는 매출이 감소한 기업의 경우 노조와 협의하지 않아도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노동법을 개정하였고, 해고 예고기간도 기존 30일에서 15일로 축소하였다. 2011년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노조도 이러한 노동법 개정에 찬성하였고, 비정규직 고용과 주7일 근무제 도입에도 합의하여 동참하였다. 시간 당 노동비용 역시 2013년에는 20.6 유로로 2007년에 비해 4% 감소하였다.

완성차를 제조하는 9개의 회사들과 직접적으로 생산하지 않고 조립하는 16개의 회사를 포함, 총 25개 회사로 구성되어 있는 스페인 자동차 제조사협회(ANFAC)가 밝힌 노동시장의 개혁 과정은 특히 단체협약에 있어서 기업 수준의 합의를 강조함으로써 기업이 유연성을 크게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근로유연성 측면에서 노동개혁 이전에는 3년간 적자가 있어야 적용할 수 있었으나, 2012년부터는 3분기까지 적자가 있을 예정일 때도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노동시장 개혁으로 인하여 사용자들에게는 더욱 안정감을 주고 법적인 틀 안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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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탄력근로시간 전체시간에서 연간 10% 내에서 사용자가 조정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단체협약을 통해 노동시간을 증가시킬 수도 있었다. 다음으로 임금유연성 측면에서는 GDP 목표치를 달성하지 않으면 임금 인상을 없도록 하여 실질적인 임금 상승이 기업 생산성과 연동되도록 하였으며, 해고 보상금 역시 보상 최대한도가 42개월에서 24개월로 줄어들어 회사의 임금 유연성이 증대되었다. 뿐만 아니라, 회사 측에서 노동시간의 10%가량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는데, 10%의 유연성은 회사의 인건비를 감소시키게 되었다.

이러한 노동시장 개혁으로 인하여 사용자들에게는 더욱 안정감을 주고 법적인 틀 안에서 어떠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고, 이 모든 사항들이 해외로 전해지면서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스페인에 오는 계기가 되었다. 르노는 스페인 공장 생산량을 20만대에서 2016년 28만대로 늘리고 1,300명을 추가고용하기로 결정하였다. 독일 폭스바겐은 2012년 10월 바르셀로나 공장에 8억 유로를 투자한 이후 2014년에는 7억 8500만 유로를 추가 투자하기도 하였다. 폭스바겐은 2014년 스페인 공장에서의 최대 수출 모델인 폴로를 전년 대비 5.5% 증가한 30만대를 생산하였다.

이 중 93%인 28만대는 세계 80여 개국으로 수출되었다. 푸조 시트로앵 역시 38만 대의 미니밴과 소형상업용 차량을 생산하였으며, 포드는 2014년 대비 24% 증가된 28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였다. 일본 닛산은 2013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에 1억 3000만 유로(약 1,85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였다. 닛산은 이곳에서 2014년부터 연간 8만대를 생산해 80%를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스페인은 닛산의 투자로 직접고용 1,000명 등 총 4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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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투자 및 생산 집중으로 스페인 자동차 생산규모가 2017년에는 약 300만대 수준까지 상승함으로써 다시금 유럽 2위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간 자동차 생산량 역시 미국 금융위기 이후 남유럽 경제위기 발발 전후로 자동차 생산대수의 저하가 나타나지만, 2012년 이후 점차 전성기인 2007년 이전으로 생산성이 빠르게 복귀되고 있으며, 스페인 자동차 판매대수 또한 2013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되고 있어 자동차산업이 경제위기 이전으로 강하게 회복되어 가고 있는 등 스페인 자동차산업은 경제위기 이전의 상황으로 호전되고 있다.

이탈리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0년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로존의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경제적 구조가 취약한 이탈리아는 경제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유럽연합 전체 산업 비중의 약 20%에 해당하며 제조업 일자리 1/3을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은 이탈리아 경제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까지 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은 크나큰 부침(浮沈)을 겪었다. 특히 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의 핵심기업인 피아트의 경영난은 이탈리아 자동차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다.

위기가 지속되던 2010년 무렵 이탈리아의 노동효율성은 139개국 가운데 118위를 차지했으며, 산업시스템 경쟁력은 48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피아트 등 산업계는 국가 경쟁력 회복을 위해 후진적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특히,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 투자의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노동개혁 없이는 피아트를 비롯한 다른 글로벌 자동차생산업체들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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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크라이슬러 지분 인수 등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 7위에 오른 피아트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실시하고자 했으나, 노사분규로 인한 내분에 시달리면서 남부 시칠리아의 테르미니 공장 폐쇄로 크나큰 진통을 겪게 된다. 강력한 노조로 인해 급속히 경쟁력을 상실한 GM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유사한 문제에 직면한 피아트는 생산 공장의 해외 이전이라는 극약 처방으로 전환점 마련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사간의 충돌과 갈등, 그로 인한 자동차 공장의 해외이전과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2012년 마리오 몬티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정책과 2014년 마테오 렌치 정부의 Jobs Act로 인해 다소 진정세에 접어든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노동개혁 시행을 촉진시켰다. 노조의 강력한 반대가 자국 내 일자리 상실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근로자들이 인식하게 되면서 노동 유연성에 대한 생각이 크게 변화하였다.

2015년 피아트는 단체협상에서 임금과 근로환경에 대해 노조와 협약을 맺었으며, 총 252개 노조협약이 기업 및 공장 수준에서 규정되었다. 이탈리아에서는 2015년 7월부터 기업 특유적 단체노동협약(company-specific labor agreement: CCSL)이 재개정되었는데, 주요 조항의 내용은 향후 4년(2015-18)까지 페라리를 제외하고 자동차 계열사 전체에서 혁신적인 성과기반 보상제도(innovative performance-based compensation scheme)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이외의 지역에서는 약 80%가 이러한 단체 협약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북미공장의 경우 미국 자동차 생산업계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기간 동안 성과기반의 차등적 보상구조 시행, 고정급과 변동급의 유기적 조합을 통한 이중 임금(two-tier wage) 운영, 노동 유연성과 효율성 향상을 위한 직무 규율 강화 등을 강력하게 시행하는데 노사가 합의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동유연성 제고를 노사 양측이 협업하여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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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양측이 글로벌 경쟁력을 최우선 과제 및 기준으로 여기면서 노사관계 역시 기존의 투쟁노선에서 협조노선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러한 협력적 관계에 기반하여 회사는 고용을 유지하는 대신 일시해고와 전환 배치, 탄력 근무 등에 있어 주도권을 보다 강화할 수 있었고, 노사 갈등과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 대신 역량의 집중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노동개혁 결과 최근 경제 위기 주범 중 하나였던 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이 장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성장세를 보이면서 올 경제 성장의 돌파구를 열어 가고 있다.

특히 2005년 이후 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의 회복은 피아트 그룹의 선전으로 요약된다. 2012년부터 영업순이익으로 돌아선 피아트는 2014년 435만대 자동차 판매량을 기록하였으며, 2015년 12월 판매량은 21만 7527대로 전년대비 12.6% 성장하였고 증가세도 68개월째 지속 중에 있다.

피아트(Fiat), 란치아(Lancia). 크라이슬러(Chrysler), 알파 로메오(Alfa Romeo), 지프(Jeep), 페라리(Ferrari), 마세라티(Maserati) 브랜드들을 보유한 피아트는 여전히 이탈리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며 이탈리아 자동차를 대표하는 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FCA)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자동차 부품과 같은 관련 산업의 호조세도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이탈리아 자동차시장 점유율이 28.6%임에도 불구하고 신규 등록된 전체 자동차 모델별 순위 중 1위에서 5위의 차량은 FCA 계열사의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으며, 디젤 차량 또한 1위에서 10위 중 5개의 FCA 계열사 자동차가 순위에 오르며 아직까지는 이탈리아 자동차의 대명사로서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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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피아트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이 점차 호전되어 가고 있음을 각종 지표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2015년 4월 한 달간 이탈리아 신차 등록 대수는 승용차 기준 14만8,807대로, 전년 동월 대비 24.2% 증가해 2014년 5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로 신차 등록이 잠시 주춤한 이래 11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또한 2013년 12월부터 이탈리아 자동차시장이 호조세로 전환되고 2015년 15.8% 성장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지난 10년 간 이탈리아 자동차 생산량을 살펴볼 때, 미국 금융위기 이후 남유럽 경제위기 전후로 자동차 생산대수의 급격한 저하가 나타났다가 2012년 이후 스페인에 비해 더디기는 하지만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자동차 판매대수 역시 경제 활성화로 판매대수가 상승세로 차츰 회복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성장세로 인하여 최근 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은 피아트의 국내 시장 판매 호조(32.1% 상승)와 함께 2016년 2월 기준 자동차 판매 성장률이 27.3%에 이르면서 독일에 이어 유럽 자동차시장 2위에 등극하게 되는 등 다시 한 번 자동차산업의 전성기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TREN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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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개혁

스페인, 이탈리아의 노동개혁과 시사점

TREND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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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개혁

스페인, 이탈리아의 노동시장 개혁의 자동차 산업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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