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공기의 질이 180개국 중에서 173위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는 초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때문이다. 그간 모르고 지냈지만 환경부기준으로 보면 적합한 날이 일 년에 4일에 불과하고, WHO(세계보건기구)기준으로는 적합한 날이 단 하루도 없다고 하니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이로 인한 사망자가 한 해 2만 명이고 폐질환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80만 명 그리고 사회적 손실이 12조라니 이미 이는 우리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파리에서 신기후체제가 발표되었다. 이는 2020년 만료 예정인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한 국제협약으로 195개 당사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게 된다. 우리나라도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 37% 감축이라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저감 그리고 미세먼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해법으로 정부는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를 제시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축전지에 관한 기술적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 듯이 보이나, 보급이 확대되어 많은 전기자동차가 동시에 충전을 하게 되면 전력수요의 폭증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등 전력망에 미치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과제이다. 마찬가지로 수소자동차는 수소를 해결해야 한다.
환경부와 산업부는 2015년 12월 ‘수소차 보급 및 시장활성화 계획’에서 2030년까지 수소자동차 63만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를 520곳 설치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를 위해 수소가 약 13만 톤 필요하다. 기획재정부는 2016년 3월 ‘수소버스 보급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2만6천대의 천연가스버스를 수소연료전지 버스로 변경할 계획이다. 그렇게 하려면 수소가 약 23만 톤 필요하다. 즉 수송부문에만 2030년까지 약 36만 톤의 수소가 있어야만 정부의 목표가 달성된다.
그밖에도 산업통상자원부가 2015년 발표한 ‘7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29년까지 연료전지발전의 용량이 2,527 MW로 증가된다. 또한 2015년 11월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에 따르면 수소 환원 제철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렇게 다하면 최소 80만 톤의 수소가 추가로 필요하다. 게다가 이는 2030년의 수요이다. 2040년이 되면 776만 톤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수소생산은 울산, 대산, 여수 등 화학산업단지에서 자체 수요에 따라서 약 190만 톤을 생산하여 자체충당하고 남은 약 10만 톤만을 외부에 공급할 뿐이다.
수소는 물론 청정하다. 그것은 당연한 얘기이다. 2차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석탄, 가스, 석유 등의 1차 에너지를 연소하여 얻는 것이 2차 에너지이다. 전기도 2차 에너지이다. 당연히 깨끗하다. 2차 에너지의 청정여부는 그 자체로 따질 문제가 아니다. 과연 수소를 어떻게 청정한 방법으로 생산했느냐에 따라서 청정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전기차의 경우에도 같은 연역을 할 수 있다.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은 나프타 분해, 소금물 전기분해, 천연가스 개질, 석탄가스화 등이 있다. 신규생산에는 천연가스 개질과 석탄가스화 방법이 사용된다. 천연가스 개질은 메탄(CH4)을 수소(H2)와 이산화탄소(CO2)로 분리하는 것으로 수소 1톤을 생산하는데 이산화탄소 11톤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해서 생산된 수소자동차는 천연가스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게다가 단계를 더 거쳤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결국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는 하는 셈이다.
석탄가스화는 석탄을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분해하는 공정으로 수소1톤을 생산하는데 이산화탄소 약17톤이 발생한다. 태양광, 풍력, 지열 등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지만 생산효율이 낮은 상태여서 현재로서는 너무 비싸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4세대 원전개발에서 가장 유망한 원자로가 수소생산을 위한 고온가스로이다. 중국은 이미 십수년간 원형로를 개발하여 운영중이고 지금은 실증로를 건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연구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연구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자력계는 수소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는 원자력계보다 수소의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지원하는 당국이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 원자력과 신재생을 제외한 나머지 방법은 CO2가 발생하며 CO2 감축 비용을 고려하면 생산단가 증가
제조원 구분 | 생산 단가($/kg)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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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 2.20 | KAERI 자체 분석 |
2.36 | 2011년 에경원1) | |
석탄 | 1.69 | 2011년 에경원 |
LNG | 2.56 | 2011년 에경원 |
부생수소 | 2.81 | 2011년 에경원 |
신재생 | 3.67 | 2011년 에경원 |
5.17 | KAERI 자체 분석 |
1) 차세대에너지 공급시스템 구축 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20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