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통신, 도로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기술이 융합된 자율주행차는 최근 과학기술 분야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운전자의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한 도로주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이 자율주행차는 2012년 5월 Google이 미국 네바다주에서 자율주행차량의 시험주행 면허를 획득하면서 이슈화되어 일반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후, 2013년에는 아우디가 자동차업계에서는 최초로 네바다주에서 시험주행 면허를 획득하였고, 다임러사에서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대형화물차에 도입하기 위해 일명 “Highway Pilot”시스템을 개발해 2015년 10월에 고속도로에서 주행 테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2016년 3월 현대자동차의 제너시스 차량에 대해 5년간 유효한 실도로 시험운행 허가가 발급되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의 개발속도는 급격히 빨라지고 있으며, 가까운 시기에 자동운전, 무인운전이 가능한 자율주행차가 우리 생활 속에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자율주행차가 보편적으로 활용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까? 우선, 자율주행차의 운행여건을 확보하기 위한 도로의 물리적 변화가 예상된다. 즉, 기존의 도로 시설물 (차선, 표지판 등)은 센서 친화적으로 바뀔 것이고 일부 도로 혹은 차선은 자율주행차 전용구간으로 지정될 것이다. 그리고, 이 구간에서는 신호등이 불필요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최적의 경로를 찾고, 차간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의 능력으로 교통혼잡이 획기적으로 완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도로 인프라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어 여유 도로공간이 생기고 이를 타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호주의 통신회사인 Telstra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교통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향후 35년간 현재 호주 교통인프라의 2.5배를 공급해야 하지만, 자율주행차 보급이 활성화된다는 전제하에서는 현재의 수준으로도 감당할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운전을 할 수 없어 개인교통수단 이용이 어려웠던 어린이, 장애인, 노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성이 획기적으로 증대될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증대는 교통사고의 획기적 감소로 이어져 자동차 보험업계의 사업 영역 또한 축소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의 보험회사인 AllState는 2015년 연간보고서에서 이러한 자율주행차의 영향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하였다. 한편, 교통사고와 관련해 운전자가 아닌 자동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한 소송의 증가가 예상되며, 교통법규 위반이 거의 사라져 교통경찰의 역할이 축소되고 교통범칙금이라는 용어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2014년 우리나라 교통범칙금 징수액은 7,165억원에 달함).

센서와 내비게이션 등의 최신 기능 유지가 요구되는 자율주행차의 성격상 중고 자율주행차는 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고차 시장은 쇠퇴할 것이며, 첨단장치 장착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자율주행차는 저소득층의 차량 소유를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자율주행차를 어디서든 쉽게 호출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 자동차를 굳이 소유할 필요가 없어 차량공유제도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량이 아동 청소년의 등하교 등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부모의 자녀 양육 부담 또한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반인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동차 소비자를 대상으로 완전자율주행자동차 (fully autonomous vehicle)의 구입의향과 이유를 물어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저렴한 자동차 보험료, 생산성 향상 (차량 탑승시간 동안 업무수행 가능) 등을 구입계획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미국 자동차 구매자들의 완전자율주행자동차 구입 이유

자율주행차의 도입은 직간접적으로 사회적비용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교통혼잡 완화에 따라 통행시간이 줄어들고, 차량 운행시간 동안 업무를 처리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생산성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과학적인 에코드라이빙 실현으로 연료 소모량을 줄이고 이로 인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감축될 것이다.

차량의 유지관리를 최적화하여 연비가 향상되고, 차량고장으로 인한 사고 또한 최소화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운전자의 실수에 의한 교통사고가 거의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형 교통사고의 대부분은 과속, 음주, 전방주시태만 등 부주의와 미숙운전에 기인). 비록 미국 사례이기는 하나 자율주행차 도입에 따른 국가적 편익은 연간 1,557조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된 바가 있다.

자율주행차 도입에 따른 편익 추정

‘다른 한편에서는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운전의 편리성으로 자동차 소유가 오히려 증가하며, 장거리 운전이 편리해져 출퇴근 거리가 길어지는 도시 외연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또한, 중앙통제하의 자율주행차 운영은 자연재해 발생이나 의도적 테러, 해킹에 취약할 것이며, 자율주행차 특성상 운행경로의 추적이 용이해져 사생활 노출 가능성이 증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고용문제와 관련해서, 택시, 화물차/택배, 버스 운전자 혹은 대리운전기사 등 운전직의 수요가 줄어 이들의 대량실직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 뉴욕 맨하탄에서 운행 중인 택시 1만 3천대를 9천대의 자율주행차로 대체하면 택시 운영비용이 1/8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2013년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의 결과는 운수업의 쇠퇴를 잘 예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였던 자율주행차가 점차 현실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 사회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를 사회발전의 기회로 삼고, 예상되는 위기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운전의 편리성으로 자동차 소유가 오히려 증가하며, 장거리 운전이 편리해져 출퇴근 거리가 길어지는 도시 외연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또한, 중앙통제하의 자율주행차 운영은 자연재해 발생이나 의도적 테러, 해킹에 취약할 것이며, 자율주행차 특성상 운행경로의 추적이 용이해져 사생활 노출 가능성이 증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고용문제와 관련해서, 택시, 화물차/택배, 버스 운전자 혹은 대리운전기사 등 운전직의 수요가 줄어 이들의 대량실직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 뉴욕 맨하탄에서 운행 중인 택시 1만 3천대를 9천대의 자율주행차로 대체하면 택시 운영비용이 1/8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2013년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의 결과는 운수업의 쇠퇴를 잘 예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였던 자율주행차가 점차 현실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 사회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를 사회발전의 기회로 삼고, 예상되는 위기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준호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